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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령자의 디지털 리터러시 향상을 위한 교육적 접근

    디지털 사회에서 고령자의 정보 접근성과 활용 능력은 삶의 질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본 글에서는 고령자의 디지털 소외 현황을 진단하고, 효과적인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방안과 사회적 지원 체계를 통해 고령자의 디지털 포용을 실현할 수 있는 현실적 접근법을 제시한다.

    디지털 시대에 소외되는 고령자, 교육은 해답이 될 수 있는가

    현대 사회는 모든 영역에서 디지털 기술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으며, 이는 공공 서비스 이용부터 일상생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 정부 민원 처리, 병원 예약, 금융 거래, 대중교통 이용 등 다수의 서비스가 모바일 앱이나 온라인 기반으로 전환되면서, 디지털 기기 사용 능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의 영역이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 속에서 고령자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접근성과 이해도로 인해 심각한 정보 격차(digital divide)를 겪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자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기 활용 능력과 정보 검색·활용 능력은 여전히 다른 세대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특히, 단순한 디지털 기기 조작을 넘어, 온라인 상에서 정보를 탐색하고, 이를 비판적으로 해석하거나 활용하는 능력을 포함하는 ‘디지털 리터러시’ 측면에서는 더욱 열악한 실정이다. 이로 인해 고령자들은 필요한 정보를 적시에 확보하지 못하고, 보이스피싱, 허위정보 노출 등 각종 위험에도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고 있다. 게다가 디지털 기술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익숙함이 아닌 교육을 통한 습득이 아니고서는 실질적 참여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고령자의 디지털 격차 해소는 단순히 기기 사용법을 가르치는 수준을 넘어, 디지털 정보 사회에서의 ‘삶의 주체성’을 확보하기 위한 중요한 사회적 과제가 되고 있다. 본 글에서는 고령자의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필요성과 현실적 한계를 분석하고, 효과적인 교육 방식 및 사회적 지원 방안을 구체적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고령자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의 현황과 효과적 접근법

    고령자의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은 크게 두 가지 축에서 이루어진다. 하나는 공공기관 주도하의 정보화 교육이고, 다른 하나는 민간 및 지역사회 기반의 생활 밀착형 교육이다. 현재 각 지자체와 행정복지센터, 도서관, 노인복지관 등에서는 ‘스마트폰 기초 사용법’, ‘카카오톡 활용법’, ‘QR코드 찍는 방법’ 등의 교육 과정을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으로는 디지털 배움터 사업을 통해 전문 강사가 고령자에게 일대일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고 있으며, IT기기 대여 서비스도 병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교육은 대부분 단기성에 그치고, 교육 내용 또한 단편적 기능 습득에 집중되어 있어 실질적인 ‘리터러시’로 이어지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고령자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기능 교육이 아니라, 실제 생활 속에서 디지털 기기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반복적이고 체계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상황 중심 교육’이다. 예컨대 병원 예약, 버스 시간 확인, 사진 전송, 인터넷 검색 등 실제 상황에 기반한 시나리오 중심 학습법은 고령자의 몰입도를 높이고 학습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는 효과적 방법으로 평가된다. 또한, 교육의 심리적 장벽을 해소하는 접근도 중요하다. 많은 고령자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두려움이나 자신감 부족으로 교육 참여를 주저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또래 강사나 같은 세대 학습 공동체를 통한 ‘동년배 교육’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더불어, 기기 자체의 복잡성을 고려한 ‘노년 친화적 인터페이스’ 개발과 병행하여, 반복 가능한 콘텐츠와 음성 안내 중심의 교육 자료 제공도 병행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리터러시를 단기 프로젝트가 아닌 장기적 역량 강화로 이해하고, 관련 예산 및 인력 지원을 꾸준히 확충하는 정부의 정책적 의지 또한 필수적이다.

     

    디지털 포용 사회를 위한 고령자 교육의 비전

    고령자의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은 단순한 기술 전달이 아니라, 정보 접근의 권리 회복이며 더 나아가 고령자의 사회적 참여와 존엄을 보장하는 핵심 수단이다. 디지털 기기 사용 능력을 갖춘 고령자는 공공 서비스 이용이 원활해지고, 가족 및 사회와의 소통 또한 활발해지며, 이는 궁극적으로 삶의 만족도와 정신 건강 증진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고령자 대상 교육은 단발성 행사나 상징적 지원이 아닌, 지속 가능하고 실효성 있는 제도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첫째, 모든 고령자가 자신의 거주지 근처에서 쉽게 접근 가능한 디지털 학습 공간을 확보해야 하며, 이는 복지관, 경로당, 주민센터 등 생활 반경 내 기관과 연계한 상시 교육체계를 통해 실현될 수 있다. 둘째, 교육의 내용은 기능적 학습을 넘어서, 정보 활용 능력, 미디어 해석력, 온라인 위험에 대한 경각심 등 ‘비판적 디지털 리터러시’로 확장되어야 하며, 이는 단기적인 결과보다는 장기적인 역량 향상을 지향해야 한다. 셋째, 기술기업과 민간단체의 참여도 중요하다. 기업은 고령자 친화적 UI/UX를 고려한 제품 개발과 함께, 사회공헌 차원의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고 제공함으로써 디지털 포용 실현에 기여할 수 있다. 넷째, 교육의 중심에 고령자 당사자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 교육 과정 설계 및 운영에 있어서 고령자의 실질적 수요를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방식이 될 것이다. 결국, 고령자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은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고령자들이 당당히 정보사회에 참여하고,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사회적 책임의 실현이다.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디지털 사회, 그것이 우리가 함께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